이사철 수요에도 서울 아파트값 23주째 하락

입력 2019-04-29 04:05

봄 이사철 수요와 재건축 단지 급매물 소진 등으로 잠깐 반등 기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떨어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거래 절벽 속 이미 일반 아파트로 전이된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양상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11만 가구의 구체적 공급계획을 6월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 관망과 침체는 상반기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지며 23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0.08%)이 전주(-0.04%) 대비 2배나 떨어지며 전반적 하락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고덕, 상일 등 강동권 일반 아파트들이 약세를 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가 -0.53%로 가장 크게 떨어진 가운데 서대문구(-0.30%), 중구(-0.30%) 등이 뒤를 이었다. 그간 하락폭이 컸던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0.03% 상승하며 보합세를 보였지만 대세에 영향은 크지 않았다.


바닥 매물 소진이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는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 물량이 거래되면서 한 주 사이 매매가격이 0.14% 올랐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재건축에서 하락세가 전이된 일반 아파트의 내림세가 시장 전반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신도시(-0.04%)와 경기·인천(-0.04%) 모두 약세를 보였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0.07% 떨어졌고 신도시와 경기·인천 모두 0.04% 하락해 하향안정 국면을 이어갔다.

정부는 2019 주거종합계획을 통해 투기 수요 차단을 지속하고, 6월 3기 신도시의 구체적 밑그림을 공개하며 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신도시 발표와 인근 지역 수요까지 감안하며 추가 공급에 대한 기대로 관망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살아나는 듯했던 전세시장도 다시 하락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봄 이사철 에너지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마이너스를 기록한 1분기 경제성장률과 대출 규제에 따른 유동성 축소, 임박한 보유세 과세 시기 등 변수가 즐비해 적극적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