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 주눅든 거인, ‘승수 자판기’ 전락?

입력 2019-04-28 19:17
롯데 자이언츠 선발 김원중(왼쪽)이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홈런을 맞은 뒤 로진백을 만지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두산전 5전 전패에 빠졌다. 뉴시스

곰만 만나면 유독 작아지는 거인이다. ‘에이스’ 김원중마저 홈런을 세 방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롯데 자이언츠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올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만 5전 전패를 당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수자판기로 전락할 조짐이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 롯데는 올 시즌 선발진 중 가장 활약이 좋았던 김원중을 내세워 연패 탈출에 도전했다. 김원중은 우천 취소로 등판이 연기되면서 10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중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05의 좋은 피칭을 보였다. 이 중 4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등판,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경기 시작부터 난타를 당했다. 1회말 박건우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다. 2회말에는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스리런포를 내주더니 4회말 연타석 홈런까지 허용했다. 김원중은 3이닝 동안 6피안타(3홈런) 4볼넷 5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한 뒤 강판됐다.

롯데는 초반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대 9로 졌다. 올해 두산과 5차례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김원중도 올해 거둔 2패를 모두 두산전에서 당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LG 트윈스(1승 15패)에 가려있었지만 상대 전적 3승 13패로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 도우미 역할을 했다.

SK 와이번스는 KT 위즈에 3대 0으로 승리하며 7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KT는 5연패에 빠졌다. 다만 KT는 선발 이대은이 모처럼 좋은 투구를 펼친 게 위안이었다. 이전 4차례 등판에서 1패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했던 이대은은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의 반전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96개였고, 4회까지 SK 타선을 상대로 노히트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를 2대 1로 제압하고 5연승을 달렸다. LG 유강남은 1-1로 맞선 9회초 결승 솔로포를 때려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4연패를 당했다. 삼성 김상수는 4회말 뜬공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다 그라운드에 헬멧을 집어던져 퇴장 명령을 받았다. 심판진은 타석에서 체크스윙을 한 김상수의 배트가 돌아갔다는 1루심의 판정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NC 다이노스는 한화 이글스를 10대 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NC 나성범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3회말 스리런포를 작렬하며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선발 이재학은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