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 시중은행도 파격 변신 중

입력 2019-04-28 19:32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은 불편하다는 인식을 벗어던지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기업 못지않은 파격 변신을 펼치는 중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업무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직원이 대출 심사 등을 위해 각종 서류를 스캔하거나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런 부수 업무는 자동 처리된다. 직원들에게 이른바 ‘로봇 비서’가 한 대씩 생기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테스트 등을 거쳐 AI 시스템 ‘핸디로봇’(가칭)을 이르면 10월 도입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100% 비대면 대출’을 위해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신용대출은 물론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365일 24시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 주택매매 계약서나 임대차 계약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올리면 된다. 각종 증빙서류는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해 은행이 ‘알아서’ 가져온다. 입력 항목도 신용대출의 경우 36개에서 절반(18개)으로 줄었다.

모바일뱅킹 영역도 세계 각국으로 넓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뱅킹 앱 ‘Global 1Q’ 서비스를 베트남에서 시작했다. 2015년 캐나다에 이어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7개국에서 스마트폰뱅킹이 가능하게 됐다. 기업 출장 등으로 외국에 나가서도 로그인 한 번으로 계좌 이체, 송금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들은 조직 구성도 ‘디지털’ ‘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전산 담당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의 이동연 대표이사에게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토록 했다. 김성종 우리은행 IT기획단장은 우리FIS 은행서비스그룹장을 함께 맡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우리FIS의 의사결정 과정을 간결하게 해 정보기술(IT) 업무를 빠르게 추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