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테러범 은신처 급습… IS 조직원들 자폭

입력 2019-04-28 19:13
지난 21일 부활절날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한 253명의 희생자를 낸 스리랑카의 콜롬보에서 경찰이 26일 이슬람 금요예배를 앞두고 무슬림 거주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AP 뉴시스

스리랑카에서 지난 21일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군경과 테러 잔당들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교전을 벌이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스리랑카 내부 조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 테러로 수백명이 숨진 가운데 잔당 소탕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추가 발생하고 있다.

부활절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는 지난 26일 스리랑카 군경에 자살폭탄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IS는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스리랑카 군경과의 교전 사실을 언급하며 “IS 조직원들이 자동화기로 무장한 스리랑카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며 “탄약을 모두 소진한 조직원 3명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IS는 또 이 교전에서 비신자 1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스리랑카 군경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IS가 언급한 교전은 스리랑카 군경이 동부 사만투라이 마을 테러범 은신처를 습격하면서 벌어졌다. 테러 용의자들은 폭발물을 터뜨리고 총을 쏘며 1시간 이상 저항한 끝에 탄약이 떨어져 결국 자폭했다. 스리랑카 군경은 작전 종료 후 은신처를 수색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시신 15구를 수습했다. 부활절 테러를 주도한 내셔널타우힛자맛(NTJ)의 지도자 자흐란 하심의 친척들도 부상당한 채 은신처에서 발견됐다.

스리랑카 군경은 은신처 수색 과정에서 폭발성 젤라틴 폭약 150개와 밴 차량 1대, IS 깃발, 드론 등을 찾아냈다. 자살폭탄 조끼에 넣어 살상력을 높이는 소형 금속구슬도 10만개나 발견됐다. IS와 스리랑카 지역 조직이 광범위한 조직망을 갖추고 추가 테러를 노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부활절 테러 발생 이후 군 병력 1만명을 투입해 NTJ 등 부활절 테러와 관련된 용의자를 색출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은 동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지만, 테러 잔당들이 극렬하게 저항하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NTJ와 또 다른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잠미야툴밀라투이브라힘(JMI)을 테러와 직접 연관된 조직으로 지목, 불법단체로 공식 규정했다. 치안 당국에는 NTJ 관련 자산 압류에 대한 법적 권한도 부여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당초 359명으로 집계했던 테러 사망자 수를 253명으로 정정했다. 당국은 “시신이 수많은 조각으로 손상되면서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