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가 해마다 심각해지고 전기차의 친환경성과 경제성 등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1000대를 겨우 넘기던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만대를 돌파했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 업체의 공략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한국지사인 베이징모터스는 내년 중형 세단 ‘EU5’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5’, 소형 SUV ‘EX3’ 등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베이징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6만5000대가량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글로벌 4위를 차지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은 다음 달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이들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등 국내 업체들, 수입차 중에선 테슬라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수입 브랜드들도 전기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출시한 전기차 ‘I-PACE’가 환경부 규정 전기차 보급 대상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아 구매 시 국가 보조금 9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포르쉐코리아는 이번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는 포르쉐만의 ‘E-모빌리티 전략’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서 이미 선호도가 높은 수입차 브랜드들을 제치고 중국 전기차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관건이다. 베이징자동차그룹은 아직 제품의 국내 판매가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품질에 까다로운 국내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중국 전기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성능과 가격 모두가 국산 전기차 또는 타 수입 브랜드의 전기차보다 뛰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V 트렌드 코리아 2019 사무국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입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을 ‘최대 주행거리’(45%) ‘성능’(24%) ‘차량 가격’(17%) 순으로 꼽았다.
베이징모터스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할 3가지 모델은 친환경성과 효율성, 높은 상품성을 앞세워 향후 국내에서도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전기차 라인업에는 인공지능(AI)시스템 등으로 대표되는 베이징자동차의 첨단기술이 집약됐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