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졸려보여… 내가 훨씬 젊어”

입력 2019-04-28 19:11 수정 2019-04-28 21: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2020년 대선 유세 도중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AP뉴시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누가 더 ‘청춘’인지를 두고 기싸움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졸려 보이는 조(Sleepy Joe)”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에 대해 “난 활기찬 조(Hyper Joe)”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72세이고, 76세인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주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연속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보다 늙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는 아주 젊고 활기찬 사람”이라며 “누군가에게 늙었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나이나 활력 측면에서 조는 나를 매우 젊어 보이게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25일 그는 트위터에 “환영한다. 졸려 보이는 조”라고 적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별명인 ‘졸려 보이는 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식으로 언급된 건 난생 처음”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그는 “보통 그 반대다. 난 활기찬 조”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나이 차이가 네 살에 불과한 ‘노장’들이 누가 더 젊고 활력 넘치는지를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70대 할아버지인 두 사람이 어느 쪽이 상대적으로 혈기왕성한지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인 마이클 스틸은 “미국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원하는 게 ‘그럼피 올드 맨’(Grumpy Old Men·중장년 배우들이 출연하는 미국 코미디 영화)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적극 견제하는 이유는 자신의 지지층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트럼프 저격수’이면서 여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 비해 백인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그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자동차·철강 공장지대) 유권자들의 표심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 참석하지 않아 취임 첫해부터 3년 연속 이 행사에 불참하는 기록을 세웠다. 언론인 3000여명은 27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만찬을 했지만, 백악관 인사는 거의 없었다고 WP는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행사에 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대신 그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가짜뉴스는 사기꾼”이라며 “CNN은 형편없다(sucks)”고 주장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