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도 집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밀 키트’ 개발”

입력 2019-04-28 21:54

“가족과 1주일에 한두 번 외식을 하는데 은근히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가정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감자탕과 부대찌개 등을 즐길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개발을 결심했습니다.”

김진호(40·사진)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선식품매입팀 바이어는 2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밀 키트’(Meal Kit·반조리 간편식) 제품 ‘패밀리 감자탕’과 ‘가즈아 부대찌개’ 등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서 델리(즉석조리식품) 분야 ‘미다스 손’으로 통한다. 2013년부터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관련 제품만 1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20여개 제품이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다. 신제품 10개 중 6개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그가 만든 제품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지난해 5월 선보인 ‘가즈아 부대찌개’는 출시 이후 약 30만개가 팔리며 트레이더스를 찾는 고객의 ‘머스트 헤브 아이템(필수 구매 품목)’이 됐다. 지난달 출시한 ‘패밀리 감자탕’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 비결을 묻자 그는 “전문점 수준의 맛을 내면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살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패밀리 감자탕과 가즈아 부대찌개의 가격은 2만원 미만이다. 시중에서 3~4인분 감자탕이나 부대찌개를 시키면 3만원 이상인데 최소 1만원 이상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 웬만한 감자탕·부대찌개 맛집은 다 가본 뒤 제품을 개발했다”며 “최소한의 마진만 남길 수 있게 제품 가격을 정했다”고 귀띔했다.

감자탕과 부대찌개, 보쌈 등 한식 기반 밀 키트를 잇따라 내놓는 데 대해 그는 “한식은 경쟁사가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감자탕 등 한식의 경우 소비자가 그 맛과 가격을 잘 알고 있는 탓에 접근이 어렵고 어설프게 해서는 성공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한식은) 맛과 가격 측면에서 소비자 모두 전문가라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밀 키트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봤다. 집에서 한 끼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국내 식품업계는 밀 키트 시장이 향후 5년 내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지금처럼 요리하기 번거로운 국물요리 제품을 더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식은 물론 일식 국물요리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