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형 부흥집회의 출발은 1973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연인원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였다. 이듬해엔 국제대학생선교회(CCC) 창립자 빌 브라이트 목사와 김준곤 한국CCC 대표가 함께 ‘엑스플로 74 대회’를 열었다. 78개국에서 32만명이 참석했다. 두 집회의 특징은 외국인 부흥강사와 해외 자본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한국교회의 저력이 응집된 첫 집회는 77년 부흥사들이 주최한 민족복음화대성회였다. 이를 기반으로 민족복음화운동본부가 설립됐다. 올해 창립 42주년을 맞은 운동본부 이태희 총재, 함덕기 대표회장, 전영규 사무총장 등 세 명의 목회자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벚꽃로 본부 사무실에서 만나 우리나라 부흥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진단했다.
<좌담회 참석자>
이태희 총재
함덕기 대표회장
전영규 사무총장
이태희 총재=73년부터 77년까지 세 차례의 대형 부흥집회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 민족복음화운동본부는 성령의 불길 아래 세워진 단체로 예루살렘과 온 유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만 따른다.
함덕기 대표회장=전국에 120개 지역본부가 있다. 지역마다 자발적으로 부흥회와 전도세미나, 문화행사 등을 한다. 해외 35개국, 60개 지역본부의 활약도 돋보인다. 디아스포라 교회 부흥의 최전선에서 복음의 전령사로 사역하고 있다.
전영규 사무총장=교회학교가 없는 교회가 전체의 75%에 달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국내 선교에 대한 관심이 커져야 할 때다. 우리나라 교회가 힘이 있어야 세계 선교도 힘 있게 할 수 있다. 민족복음화운동본부의 사명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총재=운동본부는 78년 3월 연수원을 설립했다. 현재 서울 청주 부산 창원 울산 광주에 연수원이 있다. 부흥사 양성 사관학교다. 졸업생만 2200명을 웃돈다. 지금도 44기 92명의 부흥사 후보생들이 훈련받고 있다.
함 대표회장=연수원은 장기적·조직적으로 민족복음화라는 숭고한 정신을 실현할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이다. ‘민족복음화를 위하여, 한국인에 의하여, 오직 성령으로’라는 목표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이 총재=분쟁으로 갈라진 교회를 화합시키고 교회 건축이 중단된 교회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도 부흥사의 일이다. 교회의 난제를 풀어야 할 책임이 부흥사들에게 있다. 이를 위해선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부흥사들은 교단의 벽이 없다. 복음엔 진보와 보수가 없다. 연수원 출신 부흥사들은 특히 풍성한 성령의 열매를 통해 체험적 신앙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 사무총장=42주년을 맞았다. 올해 운동본부는 전국적인 연합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이어가는 것이다. ‘회개를 통한 부흥’이 연합기도회의 주제다. 성령 충만함을 받기 위해선 회개가 앞서야 한다. 해외 집회도 풍성하다. 다음 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부흥집회가 있고 6월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집회를 연다. 9월과 10월엔 미국 애틀랜타와 보스턴에서 영성 집회가 열린다.
이 총재=목사부터 회개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 교회는 봄·가을 두 차례 부흥집회를 열었다. 교회들이 복음의 풍성함을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교회가 살길은 사대주의를 극복하고 우리의 첫 열매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개가 필요하다. 타락한 신앙도 회복해야 한다. 옛날엔 목사가 이혼하면 목회 그만둔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어떤가. 원칙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아울러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좋은 게 좋다고 해선 절대 교회가 부흥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동성애도 경계해야 한다.
전 사무총장=부흥회를 회복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교회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부흥회를 대체할 수는 없다. 부흥회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지니고 있다.
이 총재=사무엘상 10장 6절에 보면 “네게는 여호와의 영이 크게 임하리니 너도 그들과 함께 예언을 하고 변하여 새사람이 되리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의 영을 받아야만 새사람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성구다. 하나님의 영을 받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말씀 듣고 회개하고 거듭나는 것뿐이다.
함 대표회장=성령운동으로 즉각 돌아가야 한다. 성령만이 부흥을 이끌 수 있고 사람도 변화시킬 수 있다. 민족복음화운동본부의 사명도 여기에 있다.
이 총재=교회들의 공동체의식, 연대의식도 회복해야 한다. 이기주의는 금물이다. 주변 교회 다 죽어가는데 우리 교회는 괜찮다며 주변을 살피지 않는 게 말이 되는가. 초대교회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명이 성령 받은 후 세계 복음화가 시작됐다. 내 교회가 살기 위해선 교회 공동체의 건강성이 회복돼야 한다.
함 대표회장=통일 한반도를 성령으로 부흥시켜야 한다. 북한의 2500만 성도들을 안아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동네마다 부흥회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 오는 10월 종교개혁주일을 기점으로 전국 교회에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선포되길 소망한다. 회개와 성령운동은 변치 않는 사명이다. 이를 붙잡고 부흥을 꿈꾸자.
이 총재=주의 종들이 먼저 인본주의를 버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세우신 목적이 뭔지 생각해 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하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하는 목사가 돼야 한다.
함 대표회장=민족복음화운동본부가 주도하는 부흥운동의 출발점은 목사들의 회개여야 한다.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자. 영혼 구원의 사명이 우리에게 맡겨져 있지 않나.
전 사무총장=지역마다 연합 부흥회가 풍성하게 열리길 바란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뜨겁게 기도하고 회개하며 성령의 열매를 맺는 자리가 돼야 한다. 성령운동의 열기가 전국으로 퍼진다면 그 결실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