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몸 안에서 지구 둘레 두바퀴 반 정도 길이로 뻗어있는 혈관을 타고 이동하며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하지만 고령에 접어들면 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혈액순환 장애를 겪기 마련이다. 혈관 자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콜레스테롤, 혈전(피떡), 중성지방 등 이물질들이 혈관 벽에 들러붙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도 탁해진다.
혈액순환 장애 초기에는 손발이 차고 저림, 이명, 만성피로, 기억력 감퇴, 무기력, 현기증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간헐성파행증’도 대표적 혈관 질환이다. 일정 거리를 걸으면 양쪽 혹은 한쪽 다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하고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중증일 경우 종아리에서 느끼기 시작한 통증이 허벅지를 거쳐 엉덩이 부위까지 전해지기도 한다. 동맥경화나 뇌졸중, 심장질환 등은 중증의 혈액순환 장애에 해당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액순환 개선 효과를 인정받은 원료물질은 은행잎추출물, 오메가3(EPA&DHA), 감마리놀렌산 등이 있다. 이 중 은행잎추출물(GBE)은 어지럼증과 이명에 허가받은 성분으로 혈액순환 장애의 주요 증상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인정받았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중장년 및 고령층 만성질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국내 시판중인 은행잎추출 성분 의약품은 기넥신에프정(SK케미칼·사진)과 타나민(유유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기넥신은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기준 은행잎 혈액순환 개선제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100% 푸른 은행잎에서 뽑은 성분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이물질로 탄력성이 떨어지고 좁아진 혈관을 확장해 혈액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게 돕는다. 조직이나 신경세포의 손상을 방지해주는 약리 작용도 갖는다. SK케미칼은 1992년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로 은행잎에서 ‘징코라이드’ 등 유효 성분을 추출해 기넥신을 만들었다. 출시 이후 27년간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