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 나는 반도체… SK·삼성 1분기 영업이익 ‘⅓ 토막’

입력 2019-04-25 19:10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이 끝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올해 2분기에 바닥을 찍은 뒤 3분기부터는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 분기(9조9380억원)보다 31.9%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8조7197억원)보다도 22.3%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4조4301억원)보다 69.2%, 1년 전(4조3673억원)보다는 무려 68.7%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영업이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4조원 수준의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올렸다.

반도체 업계의 부진은 메모리 제품 수요 둔화로 인한 출하량 감소와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D램은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8% 줄었고, 평균 판매가격은 27% 급락했다. 낸드플래시도 재고 부담과 경쟁 심화로 평균 판매가격이 32% 떨어졌다.

반도체 업체들의 부진한 실적은 한국 경제 전반에도 악재가 된다. 전체 산업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9%까지 높아졌다.

반도체 업황은 오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D램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을 설명하는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D램 수요는 소폭으로 회복하는 정도고, 3분기는 계단형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증거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대만의 서버 연구·개발·생산(ODM) 업체 및 부품 업체들의 수요가 반등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또 “2020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등으로의 산업 변동과 IDC의 서버 교체 주기가 겹치면서 큰 폭의 활황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클라우드 게임으로 생기는 수요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낸드 또한 모바일용 수요 확대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D램과 낸드의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모두 2분기 가격 하락률이 둔화하리라 예측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높은 기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글로벌 업황이 나아지면 실적 반등의 폭도 상대적으로 더 가파를 것으로 본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따른 공급 확대 가능성도 여전한 상황이어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