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사진)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부친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발인 1주일 만에 전격적인 신임 회장 선임으로 그룹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 것이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조중훈, 조양호 전 회장에 이어 제3대 회장으로 그룹을 이끌게 됐다. 별도의 취임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사회는 “조 전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신임 회장은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했다.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이후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출범,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사장단회의 개최 등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임에 따라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의장직을 수행하며 그룹 수장으로서 본격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진그룹 경영진 중 유일한 오너 일가로서 경영 일선에서 흔들리는 리더십을 제고하고, 내년 3월 주총까지 이어질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KCGI 등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견제 움직임을 방어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