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국내 신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바닥을 친 연간 실적도 빠르게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9년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2017년 3분기(5.0%) 이후 가장 높은 3.4%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연내 영업이익률 4%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액은 23조9871억원으로 6.9%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9538억원으로 30.4% 증가했다. 차량 판매 대수는 102만1377대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신형 SUV 팰리세이드를 필두로 싼타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 등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 개선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는 6분기 연속 실패했지만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2분기는 물론 올해 전반적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G90, 팰리세이드 등 최근 출시한 신차들의 판매 호조가 제품 믹스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팰리세이드가 가세하며 싼타페와 함께 당사의 SUV 판매 증가를 이끌어 1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4개월 만에 2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분기 신형 쏘나타 출시에 이어 하반기 신형 G80, 베뉴, 제네시스 GV80 등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판매 경쟁력 제고는 물론 제품 믹스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내수 판매 목표인 71만2000대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신형 쏘나타가 사전계약 1만2000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9만4000대 판매가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국내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반면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가 감소하며 해외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83만7420대에 그쳤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판매 회복이 더딘 데다 일부 공장 구조조정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중국 시장의 중장기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시장상황을 감안한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현지대응 체계를 강화해 브랜드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팰리세이드를 수출한다. 제네시스 G80 완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도 현지 전략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