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보이는 AI(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 가운데, 어린아이를 제외한 타깃층 공략이 빈약해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신규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소개했다. 누구 네모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음악 감상 시 가사 확인 ▲실시간 환율정보 ▲증권정보 ▲운세 ▲지식백과 사전 ▲한영사전 등 다양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은 기존 누구에서 제공하던 음악 감상, 날씨 확인, 일정관리 등 30여가지 생활밀착형 기능들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명순 AI사업유닛장은 “디스플레이형 디바이스는 미리 준비했는데 출시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한 제품”이라며 “집에서 쓰는 AI 스피커의 특성상 타깃층이 가정주부와 아이로 맞춰졌다. 피드백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이들이라고 생각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누구 네모는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핑크퐁 놀이학습 5종에는 최고 인기 콘텐츠인 영어 공부용 ‘핑크퐁! ABC파닉스’와 수학 공부용 ‘핑크퐁! 123 숫자놀이’가 포함됐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코코몽 놀이학습 1종도 탑재됐다.
어린이들의 시력 저하 문제는 영상인식 기술을 통해 해결했다. 영상을 보고 있는 아이가 화면 15cm 이내 접근 시, 적절한 거리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VOD를 자동으로 멈추고 ‘뒤로 가기’ 안내를 한다.
반면, 키즈 콘텐츠를 제외한 다른 서비스들은 다소 빈약한 모습이다. 스마트홈의 경우 기존 AI 스피커처럼 음성으로만 제어 가능하다. 화면으로 제어하는 기능은 하반기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능해진다. 또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스마트홈 기능 이외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과 직접 제휴하는 부분 역시 협의 중이다.
AI 스피커의 화자 인식 또한 준비 단계다. SK텔레콤은 “누구 네모는 타깃 특성을 고려해 아이들의 음성인식이 한 단계 진화돼야 한다. 현재 화자 인식 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며 “누구 네모뿐 아니라 기존 디바이스들까지 올 하반기 화자 식별과 관련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넥스트 타깃층으로 삼은 2030 세대를 공략할 무기도 부족하다. 누구 네모는 화면을 통해 음악과 관련된 콘텐츠 상당수를 스피커와 함께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스마트 라이프와 관련된 여러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어디까지나 기획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경우 이미 B2B(기업간 거래) 전용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를 만든 바 있다”면서 “상반기 중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당 스피커를 출시하게 되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희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