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103%에도 꽝! ‘못믿을 확률 아이템’… 유저들 뿔났다

입력 2019-04-27 18:08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야구게임에서 확률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또 사고가 났다. 게임사측은 단순 시스템 오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긋난 확률 표기에 대한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용자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달 중순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야구게임 ‘MLB 퍼펙트이닝 2019’에서 확률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발단은 한 이용자의 제보에서 비롯됐다. 게임 공식 커뮤니티에서 이용자 A씨는 아이템 강화 성공확률이 100%가 넘는데도 잇달아 실패했다는 글을 올렸다. 함께 첨부한 영상에는 강화 성공확률이 103%인 아이템이 깨지는(실패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사건 발생 후 게임빌은 “프로그램상 오류이고 고의성은 결코 없었다”며 오류가 발생한 기간 ‘강화 실패’로 사라진 재료를 모두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게임사측이 오류에 대한 뚜렷한 근거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대개 게임 플레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확률이 극악에 치닫는 상황이어서 내부 조작 의혹은 유저들을 더욱 화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조작 의혹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템 확률 조작 혐의로 넥슨, 넷마블, 넥스트플로어에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당시 넥스트플로어는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특정 캐릭터 획득 확률이 0.9%임에도 1.44%로 표기했다가 단속에 걸렸다.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리니지M’의 경우 이른바 ‘사다코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2017년 9월, 전 서버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이 한 이용자의 손에 버젓이 들어가면서 ‘접대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들은 명쾌한 해명 없이 그대로 잊혀졌다. 투명하지 못한 게임 시스템은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한때 법률적 통제가 논의되다가 결국 자율 규제에 맡겨졌다. 그러나 과도한 과금 유도 등의 부작용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확률 조작 및 내부자 거래 의혹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며 이용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매달 확률 공개 미준수 게임물을 공표하고 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구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조사를 하고 확인하는 구조다. 자율규제이다 보니 따로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조사 후 자료를 배포하고, 준수해 줄 것을 요청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확률 조작과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조직 내 자율규제평가위원회에서 검토 후 심의·의결을 한다고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확률 표기를 잘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개별 게임사에서 오류가 난 것에 대해서는 방지책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