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은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입성이 일단 무산됐다. 업계는 e스포츠가 종합스포츠경기대회에 들어갈 경우 이후 파생될 인식의 변화 및 산업적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달 초 37개 정식종목을 발표했다. 육상, 수영, 양궁, 배드민턴 등 28개 올림픽 종목이 포함된 가운데 바둑은 12년 만에 정식종목에 들어갔다. 반면 야구는 28년 만에 제외됐고, 직전 대회에서 시범종목에 채택되며 정식 종목 지정에 기대를 모은 e스포츠는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관련 협회 및 단체는 1차 무산에 실망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e스포츠 입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대회 개최 2년 전까지 종목을 확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개최지 상황에 따라 1년 전까지도 탄력적으로 종목이 추가되거나 탈락할 수 있다. 일례로 OCA는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롤러스포츠, 무도, 스포츠클라이밍 등 6개 종목을 채택했다. 당시 종목 신설로 추가된 금메달은 70여개였다.
일단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입성에 성공하면 긍정적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식종목은 메달이 집계되기 때문에 참여 선수에 대한 체육회의 지원 수준이 달라진다. 자연히 가맹 종목단체에 대한 지원의 폭도 넓어지고 선수 선발과 선수촌 입촌, 대회 참가 등 선수 중심의 지원 또한 확대된다. 체육연금 지급 대상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종목단체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국내외 협회 및 단체와 다각적인 스킨십으로 e스포츠 정식종목 입성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협조로 OCA측에 목소리를 내고, 아시아e스포츠연맹을 통해 국가 연합전선도 구축하고 있다.
김종성 협회 대외협력팀장은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되면 e스포츠가 게임 산업의 한 분야가 아닌 새로운 스포츠 산업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