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스프링 시즌이 SK텔레콤 T1의 우승으로 끝났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결승전이 진행됐다. 그 결과 SK텔레콤 T1이 그리핀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완파,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왕가 재건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다. 오랜 기간 ‘e스포츠 명가’로 불려온 SK텔레콤 T1은 지난해 스프링 시즌 4위, 서머 시즌 7위에 그치며 유례없이 주춤했다. 국제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한 이들은 연말 오프 시즌에 선수단을 갈아엎으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이들은 핵심 전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과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그 외 주전 선수들과는 전부 작별했다. 그 대신 자유 계약 시장에 나온 ‘칸’ 김동하, ‘마타’ 조세형 등 슈퍼스타를 영입해 e스포츠 ‘드림팀’을 꾸렸다. 이들이 팀워크를 다듬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각 팀에서 모인 재능들은 불과 4개월 만에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제 SK텔레콤 T1은 한국 지역 챔피언 자격으로 오는 5월 베트남과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참가한다. 이들은 중국 챔피언 인빅터스 게이밍, 북미 챔피언 팀 리퀴드 등과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이 대회에서 라이벌 중국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타이틀 탈환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2부 리그에서 승격된 직후 준우승을 차지해 ‘승격팀 돌풍’을 일으켰던 그리핀은 또 한 번 마지막 문턱 앞에서 좌절했다. 그리핀은 이번 정규 시즌 동안 15승 3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결승 무대에서 SK텔레콤 T1을 상대로 1세트도 이기지 못하면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두 번의 정규 시즌 맞대결에서 전부 이겼던 상대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핀이 만든 승격팀 돌풍은 올해 1부 리그로 올라온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이 계승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약팀으로 분류됐던 두 팀은 “1부 리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두 팀은 기존 1부 리그 선수들 못지않은 개인 기량과 끈끈한 팀워크를 조화시키며 LCK 터줏대감들을 격파했다.
반면 지난해 상위권 성적을 거둬 국제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세 팀(젠지, 아프리카 프릭스, kt 롤스터)은 차례대로 7위~9위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디펜딩 챔피언’ kt 롤스터는 선수단 보강에 실패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9위로 시즌을 마감한 이들은 승격강등전을 치르는 수모를 겪고 간신히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