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소속팀 찾았으니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돼야죠”

입력 2019-04-23 20:33
하재헌(왼쪽) 선수가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움을 받으며 서울주택도시공사 장애인 조정선수단복을 입고 있다. SH공사 제공

북한의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뒤 장애인 조정에 입문한 전 육군 중사 하재헌(26)이 소속팀을 찾으며 패럴림픽 입상의 꿈을 꾸게 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3일 서울시청에서 하재헌 등 2명의 군 출신 장애인 선수로 구성된 장애인 조정선수단 창단식을 열었다. 하 전 중사는 2015년 8월 4일 육군 제1사단 수색대대 소속으로 비무장지대(DMZ) 수색 정찰 도중 목함지뢰가 폭발하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재활차원에서 장애인 조정에 발을 들였다. 하재헌은 지난해 군인 신분으로 참가한 전국장애인조정대회에서 1위, 아시안컵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량이 늘었다.

결국 하재헌은 지난 1월 31일 군을 전역하고 본격적인 선수로서의 길을 나섰다. 하재헌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정 시합을 하면서 내 힘으로 물살을 가르는 게 재미있었다”며 “바람과 물살에 따라 기록 변화가 있다는 게 조정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선수를 꿈꾸며 중학생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는데 그런 경험이 조정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명웅 SH공사 감독은 “하재헌이 투수였던 덕분에 어깨가 발달해 조정에 맞는 몸이 만들어졌다”며 “이렇게 빠른 시일 내로 성과를 내는 선수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 대회에서 2위를 해도 만족을 못할 정도로 승부근성도 강해 선수단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은 크다. 하재헌은 “패럴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