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리 그게 뭔데요? 급식시간에 먹을 김치도 우리가 직접 고르는데요?”
지난 22일 광주광역시 우산동 광주자동화설비공고에서는 특별한 시식행사가 열렸다. 마이스터 인력양성의 요람인 이 학교 재학생 240여명과 교직원 50여명이 김치 납품업체 선정에 참여한 것이다.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이날 광주시교육청이 현장 평가를 통해 후보에 올린 9개 납품업체가 급식실 식탁에 차려 놓은 각종 김치를 직접 맛보고 투표를 거쳐 납품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학교 측은 교내 민주주의 실천을 통해 급식비리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재학생과 교직원 전체가 급식시간에 먹을 김치납품 업체 2곳을 올해 처음 다수결로 뽑도록 결정했다.
작은 변화일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감과 참여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다며 시식행사를 반겼다. 1학년 이윤서 학생은 “학교생활의 활력소인 급식을 위해 제자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주신 학교 측의 결정에 감사하다”며 “자치와 자율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1979년 광산상고로 문을 연 이 학교는 2010년 마이스터고 지정과 함께 광주자동화설비공고로 거듭났다. 이 학교 안규완 교장은 “의사결정 과정의 작은 변화지만 학생·교직원이 함께 참여해 학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며 “학생들의 호응이 매우 좋은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