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는 부모 먼저 변화시키는 교육… 자녀와 소통하며 함께 성장

입력 2019-04-25 00:10
과천약수교회 설동주 목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부교역자들이 지난 21일 부활주일 예배를 마친 뒤 교회 카페에서 함께했다. 송지수 인턴기자

쉐마교육의 결실 ③

쉐마교육이 지면에 소개된 뒤 반향이 컸다. 많은 분이 관심을 주셨고 우리 교회를 방문해 쉐마가 진행되는 현장을 견학하기도 하셨다. 교재를 사겠다는 연락도 많았다.

쉐마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하나다. 교회교육의 활로를 찾으려는 교회들이 많아서다. 다음세대를 양육해야겠는데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교회들의 종착지가 쉐마다. 주변에는 유대인들의 교육이 한국인들에게 맞느냐고 지적하는 분들도 계신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유대인만의 교육법이 아니다. 쉐마는 성경이 보여준 교육법이다. 오랜 세월 증명된 교육법이란 사실이다.

쉐마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책임감도 커진다. 쉐마학당 연구진들 사이에서도 ‘쉐마2.0’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쉐마를 업그레이드하자는 의견들이다. 열다섯 차례의 쉐마 콘퍼런스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 콘퍼런스에서 감동 받은 목회자들이나 교육 담당자들이 교회로 돌아가 적용할 때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다. 쉐마2.0의 방향은 교회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아울러 중·소형교회들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콘퍼런스에서도 쉐마교육 시연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기존에도 우리 교회가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했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연극이나 드라마의 기법을 활용해 쉐마교육의 현장을 콘퍼런스에 옮겨 시연하는 게 쉐마2.0의 출발점이다. 콘퍼런스에만 참여해도 교회로 돌아가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이미 지난 8~10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교회에서 진행됐던 쉐마 콘퍼런스에서 쉐마 시연을 했다. 반응이 좋았다. 교인들의 눈에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보람이 컸다.

우리나라 가정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단절됐단 점이다. 사춘기 자녀와 부모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평소 대화를 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수시로 고성이 오간다. 부모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자녀는 귀찮아하고, 무관심 전략을 쓰면 자기를 버렸다고 소리 지른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전국 청소년 위기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의 75%가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집을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초등학생 응답자 중 85%가 아버지와 대화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루에 부모와 자녀가 10분도 대화하지 않는 가정이 33%나 됐다. 결국, 관계가 단절된 셈이다.

일찌감치 원활히 소통했다면 없었을 문제들이다. 안타깝다. 쉐마는 소통을 강화하는 핵심 교육법이다. 자녀를 교육하는 듯하지만, 부모를 먼저 변화시키는 교육과정이다. 기본적으로 성경을 갖고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고 토론하는 게 교육과정의 중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그동안 소통의 문화를 확산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우리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이번 회기 내게 총회 학생지도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셨다. 쉐마교육 전문가로서 총회 주최 교육 세미나를 많이 열었다. 그동안 학생지도부의 교육 대상이 학생들이었다면 난 부모들로 교육 대상을 옮겼다. 오랜 쉐마교육 경험상 부모가 변하지 않고는 자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쉐마토요학당에 참여한 한 가정이 지난해 8월 과천약수교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과천약수교회 제공

그런 면에서 ‘좋은 부모 세우기 세미나’는 교단 안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서울 부산 광주 군산에서 세미나를 했고 다음 달 27일 제주도에서도 세미나를 진행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부모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내가 문제였다’고 고백한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부모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다. 세미나는 소통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소통을 위한 방법도 배운다. 목적과 주제를 정한 뒤 대화한다. ‘밥 먹었니’ ‘숙제했니’ 같은 질문이 아니라 부모부터 자신의 고민과 바람을 말하며 대화를 끌어내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칭찬하는 말하기와 배려하는 법도 배운다. 단절된 길을 뚫기 위해선 배워야 한다. 노력만으론 막힌 담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더 높아질 뿐이다.

학생지도부는 오는 8월 12~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소통트립’을 떠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자리다.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나라 사랑과 부모·자녀 사랑을 함께 체험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현장 쉐마교육인 셈이다. 이런 기회가 많아질수록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가까워지고 깊어진다.

최근 쉐마 콘퍼런스엔 담임목사들의 참석이 늘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평소엔 교회학교 실무자나 교육 담당 목사가 참석하는 정도였다. 담임목사들이 쉐마교육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실제 교회 현장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교육 실무자나 부교역자가 콘퍼런스를 듣고 교회로 돌아가면 담임목사를 설득해야 한다. 이 과정을 순탄하게 지나지 못하면 절대 쉐마교육을 적용할 수 없다. 담임목사가 직접 들으면 이런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다. 받은 감동대로 적용하면 된다. 이 같은 변화는 다음세대 양육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음세대를 양육하기 위해 담임목사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다.

쉐마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경에서 찾은 교육법이란 사실이다. 앞으로 더 많은 교회가 쉐마교육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500여년 전 종교개혁도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게 중요한 목표였다. 교회교육에서 어떤 기술을 적용할 것이냐의 논의는 무의미하다. 교육의 근본을 바꾸지 않고는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쉐마교육은 어쩌면 교회교육의 왕도다.

어떤 사람은 가정예배면 된다고 한다. 모르는 소리다. 실제 가정예배를 지속해서 하는 사례를 찾는 게 쉽지 않다. 가정예배는 대화와 소통이 기본이 아니다. 예배다 보니 부모가 자녀에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고 일방통행식 권유가 반복된다. 이런 성격상 오랫동안 이어가는 게 어렵다. 쉐마는 이런 단점을 완전히 극복한 교육방법이다.

긴 연재의 마지막 회다.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10년 동안 쉐마교육을 해 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 쉐마교육은 이론이 아니라 복음의 역동적 결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교회뿐 아니라 여러 교회에서 드러나는 결실들이 이를 증명한다. 부모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라고 강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쉐마교육은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목회이자 삶이다. 부모라면 꼭 참여해야 하고 교회들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권한다. 쉐마교육을 하면 부모가 먼저 변한다. 그리고 자녀의 변화가 따라온다. 자녀가 장성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가정들도 쉐마를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 신앙의 명가를 만들 수 있는 첩경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