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도시 인천 진면목 인문학으로 더 새롭게… 인천중구2019생생문화재

입력 2019-04-23 19:44
인천 중구가 펼치는 2019생생문화재 사업의 주 무대인 개항장거리의 밤 풍경. 인천 중구 제공

인천 중구(구청장 홍인성)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 등과 연계한 2019 생생문화재 사업을 연중 운영한다. 문화재에 담긴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해 교육 문화 콘텐츠로 창출하는 등 지역민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자는 취지다. 생생문화재 사업은 지난 11일 ‘독립자금을 마련하라’부터 시작됐다. 오는 6월 15일과 9월 7일, 10월 12일과 19일에도 계속된다.

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대표적인 문화재 활용사업으로서 문화재청 주관 공모를 통해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앞서 지난해 구는 관내 시 지정문화재인 구 인천 일본제1은행지점, 구 제물포구락부,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등 개항장 일대의 근대 건축물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계획한 ‘중구를 번지점프하라’ 사업으로 문화재청 공모에 선정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독립자금을 마련하라’와 ‘구락부 가면무도회’ ‘청·일조계지 렉쳐콘서트’의 3가지로 구성됐다. 중구문화원 주관으로 운영된다.

‘독립자금을 마련하라’는 장소 미션 활동으로 참가자들이 근대 문화재에 친숙해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구락부 가면무도회’는 개항기 사교의 장이었던 제물포구락부에서 역사와 사교댄스를 배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청·일조계지 렉쳐콘서트’는 조계지에서 인천항의 경관을 내려다보며 개항기 인천과 중국, 일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인문학강의형 콘서트 프로그램이다. 홍인성 구청장은 “올해 처음 운영되는 생생문화재 사업을 통해서 중구의 근대 문화재에 대한 친근감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중구의 보석 같은 나들이 장소인 개항장거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한민국의 근대화가 시작된 인천 개항장은 개항시대의 문화재와 문화시설이 집적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산실과 같은 지역이다. 1883년 개항 이후 음악과 스포츠, 음식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 및 문물이 개항장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전파됐다. 중구청 인근의 자유공원을 오르는 조계지계단부터 신포시장 방향으로 형성된 일본풍 거리에는 130년 전의 경찰서와 무역상, 호텔 등 일본식의 독특한 양식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다. 그때의 건축 양식이 보존돼 박물관과 전시관 등으로 새롭게 단장되면서 형성된 거리가 바로 현재의 개항장거리이다.

개항장에 왔다면 청·일조계지 계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청국(중국)과 일본의 문화가 마주하고 있는 독특한 장소다. 기둥과 붉은색이 강조된 중국식 건축물과 목재로 만들어진 일본식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었던 대불호텔 전시관도 볼만하다. 고종이 즐겨 마셨던 가비(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대불호텔 문화살롱도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