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한국 주도 LNG 추진선이 대세될 것”

입력 2019-04-23 04:05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로 등재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독’에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급 선박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내년부터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가 국내 조선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온실가스와 산성비 저감을 위해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추진선이 선박 발주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LNG선 건조 분야 선두주자인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KDB산업은행이 공동으로 펴낸 ‘글로벌 친환경 선박기자재 시장동향 및 해외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를 LNG 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과 세계 최대 선급회사 로이드선급 등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LNG운반선이 2025년까지 최대 1962척 건조되고, LNG 연료를 선박에 공급하는 LNG벙커링선도 2016년 31만3000t에서 2030년 320만t으로 10배 이상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 주요 LNG 선박기자재 시장 규모가 2017년 3조원 규모에서 2020년 12조원 규모로 4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대형 LNG 연료추진선의 60% 이상이 한국에서 건조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조선업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한국이 높은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산업과 IT산업과의 융합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1독(dock)에서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그중 2척이 진수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 독에서 VLCC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서도 1993년 이후 26년 만이다. VLCC는 LNG운반선과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VLCC 759척 중 단일조선소 기준 최다인 139척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고, 수주 잔량도 28척으로 가장 많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CC 44척 중 16척을 수주해 최다 실적을 올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