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제조업 다시 ‘한겨울’… ICT 수출 5개월 연속 내리막

입력 2019-04-22 19:02 수정 2019-04-22 21:27

제조업에 한겨울이 찾아왔다.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다섯 달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파’는 소재·부품에까지 불어닥쳤다. 전자부품 비중이 큰 소재·부품의 1분기 수출액은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간신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ICT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6.3% 감소한 158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ICT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뒤로 5개월 연속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전체 수출액 중 57.6%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방아쇠’로 작용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 세계적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교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6.9% 줄었다. SSD 교체 수요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을 이끌었던 핵심 요인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수출액도 각각 22.4%, 33.0% 하락하면서 실적을 더 끌어내렸다.


ICT 수출액 감소는 연관 품목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재·부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줄어든 675억 달러에 그쳤다. 1분기 소재·부품 수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경쟁 심화는 1분기 전자부품 수출액을 19.0% 깎아내렸다. 전자부품 수출액(250억 달러)은 전체 소재·부품 수출액에서 37.0%나 차지한다.

여기에다 반도체에서 출발한 찬바람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1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3%로 낮춰 잡았다. 전망치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반도체를 콕 집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은행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탈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10년간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기 대책이 아닌 중장기 대책”이라며 “체질 개선에 일정 정도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