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중대형전지사업부 이채연(37·여) 프로는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며 체중이 증가해 고민이 많았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특별히 다른 운동은 해 본 적 없던 그는 실내 클라이밍센터에 한번 가보자는 친구의 권유에 클라이밍(암벽등반)과 인연을 맺었다. 점차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진 이 프로는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동호인대회에서 6등을 했다. 올해는 1등이 목표다.
삼성SDI는 지난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동시에 임직원의 저녁이 있는 삶을 응원하기 위해 ‘Recharge Your Life-퇴근 후 뭐하세요?’를 주제로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자기계발 사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활동이다. 수제기타 제작, 캘리그라피(손글씨), 합창, 철인3종경기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진 동료들의 사례가 소개됐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스로 변화를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들도 동료들의 도전에 힘입어 용기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프로의 사연도 사내 캠페인을 통해 소개됐다. 이 프로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클라이밍을 즐기며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실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영향이 컸다고 한다. 그가 속한 부서는 지난해 단합행사로 클라이밍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클라이밍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부서원들이 망설였지만 이 프로의 설득으로 시작했고, 막상 체험 후에는 만족도가 컸다고 한다. 남편과도 함께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 프로는 “클라이밍을 통해 체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졌으며 문제 해결 및 협업 능력,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에서 소재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김동영(32) 프로는 퇴근 후 주짓수를 즐긴다. 주짓수는 일본 유술과 브라질 전통 격투기가 결합한 무술이다.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평소 주 1~2회 찾던 체육관을 2~3회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프로는 “퇴근 후에도 당연하게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워라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