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앓는 아내 돌보려… 91세 할아버지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입력 2019-04-22 19:30

치매를 앓는 아내를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도전한 구순의 할아버지가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충남도는 예산군에 거주하는 최대식(91·사진)옹이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 통과하며 전국 최고령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22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2019년도 제27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은 전국적으로 5만9175명이 응시해 5만3108명이 합격했다. 이 중 충남에선 2539명이 응시해 2253명이 합격했다.

1929년생인 최옹은 이번 시험 합격으로 역대 전국 최고령 합격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부터 치매 증세를 보이던 아내(81)를 직접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에 도전했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최옹의 아내는 지난해 7월쯤 “통장이 제자리에 없다”고 말을 하거나 약 먹는 시간을 계속해서 틀리는 등 치매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다. 이후 검사를 통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위해 약을 타러 예산군보건소에 방문한 최옹은 “아내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돌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직원의 추천으로 요양보호사에 도전했다.

지난 1월 예산지역 요양보호사교육원에 수강을 등록한 최옹은 약 2개월간 강의를 들은 뒤 지난달 자격시험에 응시, 한 번 만에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최옹은 “90이 넘은 나도 도전한 만큼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승연희 충남도 노인복지과장은 “요양보호사는 100세 시대에 부합하는 자격증으로 인기가 높다”며 “자격증을 신속하게 발급해 합격자가 적기에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