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도의 습관을 지녀라

입력 2019-04-24 00:03

누가복음 22장 39절을 보면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감람산은 예루살렘 동편에 있는 해발 810m의 산입니다. 감람 즉 올리브가 많아 ‘감람산’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머무실 때면 주로 이곳에서 쉬기도 하고 기도도 하셨습니다.

우리가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은 ‘습관을 따라’입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잡으러 대제사장들과 성전의 경비대장들, 장로들을 데리고 곧바로 찾아올 정도로 예수님은 이곳을 자주 찾아 기도하셨던 곳입니다.

우리는 한 두 번의 행동이 나타났다고 습관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습관은 같은 행동을 수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결심만으론 습관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지속해서 한 가지 행동이 반복되고, 이 반복됨의 과정을 통해 인생이 변할 때 습관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신선한 올리브 열매의 주된 사용 목적은 기름에 있습니다. 신선한 열매에는 무게의 30% 이상 되는 기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좋은 나무 한 그루에서 1년에 38~57ℓ의 기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감람류는 무거운 돌로 눌러 짰습니다. 압축기에서 세 번의 기름을 짰는데 첫 번째 기름은 하나님께 제사할 때 쓰는 기름이나 왕과 제사장의 머리에 바르는 용도의 기름이었습니다. 최상의 올리브유였던 것입니다.

두 번째 기름은 올리브유 화장품과 비누를 만드는 용도로 사용했고, 세 번째 기름은 등잔의 불을 붙이는 기름과 거름 등의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겟세마네’라는 지명이 ‘기름을 짜는 틀’이란 뜻의 아람어 ‘가트 셰마네’에서 유래됐습니다. 이것을 생각해 보면 겟세마네에도 기름을 짜는 기구가 많이 설치돼 감람류를 짜던 곳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그러므로 그 이름이 묘하게도 예수님이 기름을 짜내듯 모든 진액을 뽑아내는 고통을 겪으며 기도하셨던 것을 미리 예언한 셈입니다.

의사 출신인 누가는 자신의 의학적 상식을 활용해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이렇게 여기서 땀이 변하여 핏방울이 됐다는 표현은 예수님이 그만큼 간절하게 기도드렸다는 설명인 것입니다.

기도의 생명력은 간절함에 있습니다. 물론 기도의 분량도 중요합니다. 오래 기도하고, 철야하며 기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금식하며 많은 시간을 기도에 쏟는 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가치는 기도에 실린 간절함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잠에 빠진 모습을 보시면서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깨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깨어 있다’로 번역된 헬라어는 ‘그래고레오’입니다. 깨어 있다, 지켜보다, 주시하다, 망보다, 방심하지 않다 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가 구약에서 히브리어 ‘샤카드’입니다. 이는 성을 지키는 파수꾼이 깨어 있음(시 127:1)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음은 단순히 잠을 자지 않고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앞으로 일어날 긴박한 사태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자세를 뜻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닥칠 위기를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 명령하셨던 것입니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던 음악가 하이든은 저명한 예술가들의 모임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음악적인 한계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집에서 작은 골방을 기도실로 정했습니다. 일에 지쳤을 때나 고민이 시작되면 나는 그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방에서 나올 때 작은 빛을 발견하고 나옵니다.”

하이든에게 골방이 겟세마네 동산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성을 지키는 파수꾼의 심정으로 이 나라와 섬기는 교회, 가정과 인생을 위하여 골방에서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깨어 기도하는 기도의 습관을 지니는 신앙인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송시웅 전주 순복음교회 목사

◇송시웅 목사는 서울 대조동 순복음신학교와 전주대 선교신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현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무와 순복음총회신문 사장을 맡으며 전주순복음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