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찰기, 북한 전술무기 시험 직후 수도권 상공 비행

입력 2019-04-21 19:12 수정 2019-04-21 23:55
지난 18~19일 우리나라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며 북측 지역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공군 정찰기 RC-135W ‘리벳 조인트’. 미 공군 홈페이지

미국 공군 정찰기 RC-135W ‘리벳 조인트’가 지난 18~19일 잇따라 한반도 수도권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한 직후였다. 군사 도발로 이어질지 모르는 북한 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정찰자산을 띄웠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항공기 이동을 모니터링하는 민간 트위터 계정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이 정찰기는 지난 18일 강원도 춘천에서 경기도 성남을 지나 인천 상공을 거쳐 서해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에는 성남에서 춘천 쪽으로 이동했다. 정찰기는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비행금지구역 안으로 비행하지는 않았다. 우리 군 관계자는 21일 “미 정찰자산 움직임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정찰은 김 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는 북한 매체 보도가 나온 지난 18일 시작됐다. 미국은 이와 관련한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북한 움직임이나 통신, 이상신호 등을 파악하려 했을 수 있다. 이 정찰기는 신호·통신 정보를 수집해 적 도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사격시험을 전후로 이상신호 활동을 포착한 미군이 정찰기를 띄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정찰기가 서해상으로 빠져나가 정찰활동을 했다면 대북 감시에 이어 북한의 불법 환적을 감시하는 목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전에도 일본 가데나 기지에서 이륙한 미 정찰기는 비슷한 패턴으로 정찰비행을 하곤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