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메이저 진입을 자신했다. 배터리 사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그룹 총수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 회장이 지난 19일 충남 서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있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회장은 5시간 동안 서산 공장에 머물며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 등 경영진 설명을 듣고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서산 공장은 2012년 9월 전기차 배터리 양산 공장으로 출발하면서 SK 배터리 사업의 모태 장소이자, 인력 육성과 생산기술 확보를 통한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성장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제2공장을 완공하며 총 4.7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배터리 사업 구성원들이 희망이고,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줘서 그 꿈이 이뤄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배터리 사업은 환경적 관점의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는 사업으로 사회, 환경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성장의 폭이 큰 만큼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행복을 느끼며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은 최근 배터리 사업이 급성장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배터리 사업 초기에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 배터리 팀은 계속 달린다. 나도 같이 달리겠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미국, 중국,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수주 계약을 통해 올 3월 말 기준 누적 수주 잔고를 430GWh까지 끌어올렸다. 2016년 말보다 13배 늘어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중국, 헝가리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 투자를 단행해 2022년까지 총 60GWh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산 2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에 달하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8대 1대 1(NCM811)인 배터리를 개발해 첫 상용화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세계 6위를 기록했다. 2018년 12월보다 한 계단 상승했지만 성장률은 120%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