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2억5000만원 뚝… “재건축 수난시대 쭉~”

입력 2019-04-18 18:48 수정 2019-04-18 21:06

9·13 대책 이후 반년 넘게 부동산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투자 성격이 강한 서울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9·13 대책 이전보다 1억~2억원 이상 급락한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거래절벽까지 더해지면서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9·13 대책 이후 1.36% 하락했다. 특히 강동구(-4.37%) 강남구(-3.03%) 송파구(-1.96%) 등의 재건축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는 개별 단지의 가격 하락폭을 통해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대표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84㎡의 경우 2018년 9월 대비 현재 2억500만~2억5000만원 떨어졌다. 해당 기간 10~14% 급락한 셈이다. 같은 시기 개포주공6단지 전용 53㎡는 2억5500만원 하락해 -1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5~-6%), 압구정동 신현대(-5%),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8~-9%) 등 주요 재건축 단지 매매가 역시 1억원 이상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잠실 등 일부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거래되며 반등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추가 매수세가 미미했다”며 “시장 관망과 거래절벽은 하반기까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반 아파트는 재건축에 비해 가격 방어가 상대적으로 양호해 실수요자들이 가격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면서 향후 급매물 증가 및 추가 하락이 일반 아파트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매매가가 크게 뛰었던 양천구 목동 일대와 통합 재건축 이슈가 있었던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한강로3가와 용산동 일대도 9·13 대책 이후 중대형을 중심으로 1억원 이상 하락하는 추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아직은 몇몇 단지 중심의 국지적 현상 수준이지만 거래절벽 지속 여부에 따라 매도·매수자 간 버티기 국면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할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