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달린 ‘보는 AI 스피커 시대’ 활짝 열린다

입력 2019-04-18 19:17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보여주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시대가 열린다. 이는 기존 AI 스피커가 가진 음성 인식 기반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 AI 스피커 확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화면으로도 정보를 전달하는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출시한다고 18일 밝혔다(사진). 오는 23일부터 예약 판매에 돌입하고 29일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7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누구 네모를 통해 핑크퐁 놀이학습 콘텐츠 5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어와 수학을 공부할 수 있고 게임을 통해 지각능력과 순발력, 응용능력을 키울 수도 있다.

누구 네모는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옥수수 키즈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한다. 어린이들의 시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가 화면 가까이 오면 적절한 거리에서 시청하도록 영상을 자동으로 멈추고 ‘뒤로 가기’ 안내를 하는 기능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에서 노래 가사, 증권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누구 네모에 탑재된 JBL 스테레오 스피커는 최대 20W의 출력을 낸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영상 통화 기술도 개발해 내년 초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조만간 디스플레이가 달린 AI 스피커를 출시한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월트디즈니코리아와 마블 지식재산권(IP) 면허 계약을 맺었다.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 아이언맨 등 마블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를 화면에서 볼 수 있다.

KT도 화면이 달린 AI 스피커를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난해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AI 스피커 ‘기가지니 호텔’을 배치했다. 난방 제어, 객실 비품 신청, 호텔 시설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일반 소비자용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달 일본에서 메신저 플랫폼 자회사 라인을 통해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클로바 데스크’를 출시했다. 7인치 터치스크린에서 날씨와 일정, 지하철 운행 정보 등을 음성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 AI 스피커는 정보 제공 방식이 음성에 한정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이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AI 스피커의 주요 용도가 음악 감상과 실시간 날씨·교통 안내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에 화면이 탑재되면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기기 수요도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