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통 큰 정치를 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나는 그에 비하면 섬세하고 약해 보이지만 역사마다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시사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박 시장은 “영화를 보면서 ‘역시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우리 현대사에서 통 큰 정치를 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며 “본인의 확고한 역사인식과 국가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확실한 신념이 강건하게 뒷받침돼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 비교해 박 시장이 지도자로서 어떤 점이 다른지를 묻는 질문에는 “나는 거기에 비하면 부족한 게 많다”며 “디테일(섬세)하고 감성적이고 약해보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의 용기와 담대함이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와 같은 강력한 지지 집단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며 “나는 뭐든지 좋게 조정하고 끌고 가려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역사마다 서로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그가 꿈꾼 세상이 다른 방식으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87년 경남 거제 대우 옥포조선소 노사 갈등 당시 ‘제3자 개입 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을 때 그를 무료 변론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두 사람은 함께 활동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박 시장은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에 출연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