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장애인을 섬기고 사랑을 전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농인교회(김애식 목사)에서는 청각장애 성도들이 모여 해외 가난한 나라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편지를 썼다. “말다니에게. 오랜만이구나 말다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우리가 말다니를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있단다. 주님이 항상 말다니와 동행함을 믿으렴”이라며 장염추(42·여) 권사가 인도네시아에 사는 디오 말다니(13)군을 위해 편지를 썼다. 교회는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을 통해 8년째 해외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장 권사의 편지는 같은 교회 정은경(52·여) 집사의 도움을 받았다. 장 권사가 수화로 말하면 정 집사가 글로 옮겼다. 말다니군에게 보낼 편지의 내용을 부르며 장 권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장애를 가진 어린 친구가 앞으로 헤쳐나갈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감정이 북받쳐 오른 것이다. 장 권사는 “편지를 쓰며 위로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다”며 “아들 같은 말다니가 하나님 품 안에서 잘 자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농인인 이상백(36)씨는 “약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을 나눠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며 부르키나파소에 사는 나피사투 께브헤(4)양에게 편지를 썼다. 이씨는 교회 앞 거리에서 국화빵을 팔아 그 수익금으로 농인 아이들을 돕고 있다. 잘 듣지 못해 주문보다 많은 국화빵을 건넬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보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랑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성도들은 편지를 쓴 후 일대일 수화를 통해 기도제목을 나눴다. 장 권사는 암 수술을 받은 정 집사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 정 집사는 가정을 일군 장 권사의 화목을 위해 기도했다. 김애식 목사는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축복이 모든 아이의 삶 속에서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서울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는 이날 성동구 교회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봉헌 및 전달식’을 열었다. 교회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등으로 구성된 오디오북 12권을 정원오 성동구청장에게 기증했다. 오디오북은 교회 봉사부서인 ‘더나눔’ 성도 11명이 2017년부터 2년여에 걸쳐 제작했다. 이들은 방송국 앵커와 연극 연출가가 강연한 ‘목소리재능기부학교’에서 5주간 음성 교정을 받은 뒤 녹음 작업에 착수했다. 고청자(64) 권사는 “정확한 발음을 위해 여러 번 반복해 녹음해야 했는데 힘들기보다 행복했다”며 “오디오북을 듣는 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디오북은 성동구립도서관 등 관내 시설 8곳에 비치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장애인주일연합예배를 개최했다. NCCK는 1989년 모든 회원 교단에 ‘장애인운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장애인 주일’ 제정을 권고했다.
김동우 양민경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