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내년 총선 목표로 260석(지역구 240, 비례대표 20) 석권을 언급했다. 전체 300석 중 현재 민주당 의석수가 128석(지역구 115, 비례대표 13)인데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의석을 배 이상 늘리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의 ‘20년 집권론’에 이은 ‘260석 싹쓸이론’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황당무계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에서 “(지역구) 240석을 목표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며 “125명 원외 위원장들이 내년 총선에서 다 당선되면 우리는 (현역 의원 지역구까지 합해)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압승을 거둬 지역 기반이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꿈꿔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명운이 달라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권을 빼앗겼을 때 나라가 역행·역진한 모습을 똑똑히 봤는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재집권할 수 있는 기반이 확고해지고 승리를 못하면 여러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에 나가면 당선돼야 한다. 난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농담도 던졌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집권 여당이 오로지 총선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라며 “민주당 눈에 국민들은 그저 걸어다니는 표로밖에 보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황당무계한 목표도 우습지만 그렇게 되려면 경제 살릴 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240석 목표에 나라 명운을 외치는 최악의 블랙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독려 차원의 덕담이라고 해명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특정 의석수를 목표로 설정하거나 전망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