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민간 최초 LNG선… 美 셰일 가스 도입용

입력 2019-04-17 19:23 수정 2019-04-17 21:16
SK E&S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프리즘 어질리티’가 17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이 선박은 미국산 셰일가스를 실어 나를 민간기업 최초의 LNG 수송선으로, 이달 말 명명식을 가진 뒤 출항할 예정이다. SK E&S 제공

17일 찾은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건조 중인 형형색색의 선박들 사이로 축구장 세 개를 붙여 놓은 크기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프리즘 어질리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파트 15층 높이의 배 외벽에는 SK 로고가 선명하게 보였다. 페인트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막바지 도색 작업이 진행 중인 선박에 올라 조타실에 들어서자 갑판 위로 거미줄처럼 엮인 가스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프리즘 어질리티는 SK E&S가 3년 전 발주한 LNG선 두 척 중 하나다. SK E&S의 LNG선들은 오는 26일 명명식을 앞두고 있다. 두 척 모두 길이는 299m, 폭은 48m다. 디젤이나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사용하며 한번에 약 7만5000t의 LNG를 싣고 19.5노트(시속 36㎞)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특히 최신 기술을 적용해 LNG 기화율(손실률)을 하루 0.085%로 최소화했다. 또 지능형 선박 솔루션을 탑재해 육상에서도 운항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가격은 한 척당 약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SK E&S의 LNG선들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의 LNG선이다. 국내에 있는 다른 27척의 LNG선은 모두 한국가스공사 소유다. 박형일 SK E&S LNG 사업부문장은 “다른 민간 발전사는 LNG 판매자의 배를 이용하지만, SK E&S는 경쟁력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에 도입하고 용선료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LNG선을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SK E&S는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멕시코만에 있는 프리포트 LNG 액화 터미널에서 미국산 셰일가스를 운반할 예정이다. 20년간 200만t의 LNG를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SK E&S는 자체 LNG선 확보를 통해 천연가스 개발·수송·공급을 아우르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천연가스를 개발·채굴하는 ‘업스트림’ 단계, 발전소 운영으로 가스를 공급·판매하는 ‘다운스트림’ 단계에 이어 가스를 액화해 운송·기화하는 ‘미들스트림’ 단계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앞서 SK E&S는 2005년 인도네시아 탕구 천연가스 장기 공급계약 체결, 2012년 호주 칼디타 바로사 가스전 투자, 2014년 미국 우드포드 가스전 투자를 진행했다. 2006년 가동을 시작한 전남 광양 천연가스발전소를 비롯해 경기 파주 천연가스발전소, 하남 열병합발전소, 위례 열병합발전소까지 전국에 총 4개 발전소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GS에너지와 공동으로 투자한 충남 보령 LNG 터미널이 2017년 가동을 시작했다.

울산=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