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개혁 다시 고삐 죄는 시진핑

입력 2019-04-18 04:04
사진=신화뉴시스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다시 군 개혁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중국군 수뇌부는 인민해방군(PLA) 산하 5개 군 사령부를 지방으로 이전함으로써 군내 정실주의를 끊고 전투력을 강화하는 개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민해방군 통수권자로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군 지도부가 지상군과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군 5개 군 본부를 베이징에서 지방의 2~3선 도시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인민해방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이전 계획은 이들 5개 부대의 지휘부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국군 지도부는 5개 군 본부 재배치가 인민해방군 내 뿌리 깊은 정실주의와 족벌주의를 차단하고 군의 전투태세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시 주석의 군 개혁 핵심 목표로, 2015년부터 검토되다 최근 2년 사이에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민해방군 최고기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는 재배치 대상에서 제외돼 현재 베이징에 그대로 머무를 전망이다.

지상군 쪽의 소식통은 “군 지도부는 탈중앙화하는 재배치로 군 지휘관과 장교들이 전투훈련에 더 집중하고 동료나 상사들 사이에서 서로 환심을 사려고 로비하는 시간을 줄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의 환경문제와 교통난을 완화하고, 2~3선 도시들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지도부는 보고 있다. 특히 일부 행정 부서가 베이징에 남을 수 있지만 해군 사령부는 해안도시로 이전하는 식으로 5개 군 본부 대부분이 지방으로 옮기고 조직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5개 군 본부가 재편성되고 비전투부대 소속 일부 장교들이 퇴역하면서 민간부문이나 국영기업 등에서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군 장교들은 베이징처럼 거주 환경이 뛰어난 곳을 떠나기 싫어해 이러한 재배치 계획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예비역 대령은 “장교들의 일부 배우자들은 베이징에 직장을 갖고 있고 아이들도 베이징에서 학교를 다닌다”며 “베이징은 중국 최고의 교육·의료 환경뿐 아니라 3군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현대식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 군사평론가인 안토니 웡은 “이런 군 재배치 계획은 시 주석의 개혁 드라이브로 이미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일부 군 고위 장교들의 불만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