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간편결제… 성인 10명 중 6명이 월평균 71만원 쓴다

입력 2019-04-18 04:02

직장인 정모(35)씨는 신용카드 3장과 체크카드 1장을 번갈아가며 쓴다. 정씨는 이 카드를 모두 지갑에 넣고 다닌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낸 일은 드물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대형마트, 대중교통 등으로 결제할 때는 ‘삼성페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엔 ‘네이버페이’ 등을 사용한다. 정씨는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도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조금 더 편리하다”고 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에 등록한 뒤 비밀번호, 지문 인식 등을 거쳐 결제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격자무늬 바코드) 등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신용카드 단말기에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결제금액은 80조1450억원으로 2016년(26조8810억원)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결제 건수도 2016년 8억5000만건에서 지난해 24억건으로 치솟았다. 폭발적 성장세 속에서 지난해 말까지 총 43개 회사가 50종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놨다. 전체 서비스 가입자는 1억7000만명(중복 가입 포함)에 이른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사는 만 25~64세 2530명을 설문한 결과 56.8%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월평균 이용금액은 약 71만원으로 지난해(63만원)보다 8만원 늘었다. 연령별로는 20대(70.1%)와 30대(67.0%)의 사용 비율이 높았다. 40대(58.2%)와 50대(46.9%), 60대(39.9%) 이용률도 낮지 않았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측은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를 쓰지 않는 사람 가운데 33.8%는 ‘향후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간편결제에 쓰인 결제수단으로는 신용·체크카드가 80조1450억원(91.2%)으로 압도적이었다. 선불 충전이나 계좌이체 방식은 각각 3조8790억원(4.8%), 3조1510억원(3.9%) 수준에 그쳤다. 사업자별로는 카카오·네이버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금액이 3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용카드사의 ‘앱카드’(27조1000억원)와 삼성·LG페이 등 단말기 제조사의 간편결제 서비스(20조7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은 각각 60조6000억원, 19조5000억원이었다.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삼성페이 등의 이용 비중이 81.6%에 달했다.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서 보안 사고, 전산 장애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측은 “지급결제수단(신용카드 등) 등록 과정 등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보호조치 등을 취하고, 간편결제 업체의 안정성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