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드론을 날리던 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합니다. 자유자재로 날릴 때면 쾌감까지 느끼지요.”
전북 전주시 드론축구장에서 17일 만난 척수장애인 신윤식(50)씨는 흥분된 얼굴로 빠르게 조종기를 움직였다. 신씨는 휠체어를 탄 동료 4명과 함께 지름 40㎝의 드론볼 5개를 갖고 화려한 공중전을 펼쳐 보였다. 이날 신씨와 함께 드론축구 시범을 보인 이들은 ‘전북장애인 드론축구단’의 정예 멤버다.
이 축구단은 2017년 5월 장애인팀으로선 전국 처음으로 창단됐다. 척수와 지체장애인 7명이 이후 각종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문철(71) 단장은 “처음 드론축구를 보는 순간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반신을 못 쓰는 장애인들은 손의 감각이 발달돼 조종기를 부리는 데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장비를 구입하고 장애인 후배들과 훈련을 시작했다. 이에 전주시와 함께 드론축구를 개발한 ㈔캠틱종합기술원이 지원에 나섰다. 선수들은 “평소 뛰고 날고 싶다”는 꿈을 대리 충족시키며 실력을 쌓았다. 이들은 학생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시범경기를 보여준다. 드론의 비행 원리와 기술을 가르쳐 주고 부품 조립 교육과 수리 봉사도 한다. 덕분에 일자리도 생겼다. 지자체 지원금 등을 합쳐 매달 70만∼150만원의 보수도 받고 있다.
전주시와 캠틱종합기술원은 2025년 전주에서 월드컵드론축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드론축구는 한국이 종주국”이라며 “드론축구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