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없는 양주-동두천시, 의료시설 확충 팔 걷었다

입력 2019-04-16 21:20
지난 2월 27일 열린 '경기북부 거점 공공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타당성용역 착수보고회 모습. 양주시 제공

열악한 의료환경에 놓여 있는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의료 불모지’ 오명을 벗기 위해 의료시설 확충에 힘을 모으고 있다. 16일 양주시와 동두천시 등에 따르면 2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경우 경기남부엔 35곳이 있지만 경기북부엔 15곳 뿐이다. 상급 종합병원은 경기남부에 5곳이 있지만 경기북부에는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경기북부 접경지역인 양주시와 동두천시 등엔 종합병원이 없어 이곳에 거주하는 중증 환자들은 인근 의정부시나 고양시 등의 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양주시의 경우 2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유입이 계속되면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설립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공공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의 양주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1977년 조성된 의정부병원은 전국 34곳의 공공의료기관 중 유일하게 신축이전이 되지 않은 병원이다. 6000여㎡의 협소한 부지에 연면적 1만1000여㎡의 밀집된 건물로 수십년에 걸쳐 확장 및 개보수 했다. 현재 시설 노후화로 인한 리모델링과 증축이 필요하지만 협소한 부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달 7일 양주시는 경기북부 공공거점병원 설립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양주시가 공공의료기관 건립의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양주시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 및 교통의 요지로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며 “지난달 ‘경기북부 거점 공공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타당성 용역에 나섰고 다음 달 중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동두천시는 건물 골조와 외벽만 세운 후 공사가 20여년간 중단된 ‘동두천 제생병원’의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 병원은 당초 병상 수 1480개(양방 1265개·한방 215개)의 동양 최대 규모 양·한방 종합병원으로 계획됐다. 1995년 1월 공사를 시작했지만, 같은 해 12월 공사가 중지됐고 이후 20여년간 흉물로 방치되면서 시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2020년 12월 말로 제생병원 시설인가 기한이 다가오자 민·관·정이 합심해 건립 촉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들은 제생병원 건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고 동두천시의회는 지난달 7일 건립공사 즉각 재개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시도 건립 재개를 압박하며 허가취소와 이행강제금 부과, 행정대집행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공사가 재개된다면) 조속히 완공될 수 있도록 건물 용도변경 등 시설활용을 위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양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