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라우리 美 뉴욕현대미술관장 “고흐 보러 왔다 양혜규 작품 보고 가슴 뛰는 미술관 될 것”

입력 2019-04-16 19:51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러 왔다가 떠날 때는 한국 작가 양혜규의 작품을 보고 가슴 뛰어 돌아가는 미술관이 될 겁니다.”

현대미술의 심장인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이 오는 6월 15일부터 대대적인 확장 공사에 들어가 10월 21일 재개관한다.

글렌 라우리(사진) 모마 관장은 16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재개관 뒤 미술관은 연면적이 현재보다 3700㎡가 늘어난 1만5300㎡로 확장된다. 그는 연간 300만명 관람객 중 한국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한국에서 재개관 설명회를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라우리 관장은 “앞으로 소장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며 “지금까지는 전통대로 회화 조각 드로잉 등으로 구분해 보여줬지만, 재개관 후에는 이들 매체가 서로 한공간에서 섞여 대화하는 듯한 방식으로 전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화 사진 조각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생생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컬렉션 구성에서 다양한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한·중·일 등 동아시아 작가에게도 물론 관심이 있다”고 했다. 한국 작가로는 양혜규의 설치 작품을 산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지만 앞으로는 관람객들이 아시아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고 했다.

4500만 달러의 재개관 공사 재원 일부는 세계적 기업들의 후원으로 충당된다. 지난 10년간 뉴욕현대미술관을 후원했던 현대카드는 재개관 때 신설되는 퍼포먼스 전용 스튜디오 비용 일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