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은 16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자회사 일괄매각(통매각)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패키지 매각’을 하는 방식이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유지할 방안이라는 취지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인수자로부터 제안이 오면 지분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삼구 전 회장의 결단(매각)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업가치 측면에서 가능하면 일괄매각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7조원에 이른다는 일부 언급을 두고 “부풀려진 금액”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채는 3조6000억∼3조7000억원 수준이며, 경영에 큰 무리가 없다면 이 부채도 인수자가 모두 갚을 필요가 없다. 실제 (인수)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수익성만 조금 보완되면 흑자가 날 굉장히 매력적인 회사”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5일 전까지 자금 지원방안, 규모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긴급수혈 자금 5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는 아시아나항공에서 영구채를 발행하고 채권단이 이를 인수하는 게 가장 유력하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도 비슷한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구조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금호산업의) 구주 매각에 인수자가 신주 발행 유상증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인수 비용은 모두 회사의 경영 정상화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인수 후보로부터) 요청이 들어온다면 (지분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만 “지분 가치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지만 금호석유화학의 희생이나 손실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수·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거나 추가로 지분 확보를 할 생각은 없다는 취지다.
채권단은 이달 말쯤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다시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금호산업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공개 매각에 들어가게 된다.
양민철 정건희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