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과속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5G 망 연동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5G 스마트폰 출시가 연기되는가 하면, 5G 망 구축 과정에서 LTE 품질 저하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LG전자는 19일로 예정됐던 5G 스마트폰 V50 씽큐(V50)의 국내 출시를 연기한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는 자체 개발한 5G 모뎀을 쓰지만, V50은 퀄컴의 5G 모뎀을 사용한다. 퀄컴 모뎀과 이동통신사의 5G 망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5G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퀄컴, 이통사들과 협력해 5G 서비스 및 스마트폰 완성도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5G 속도 문제 외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재부팅, 발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점검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출시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주일 이상 출시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직 5G 초기라 단기간 내에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러야 5월 초에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미국 출시 시기에 맞출 가능성도 있다.
5G 품질에 대한 논란은 LTE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KT 사용자들은 최근 며칠 사이 LTE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차례나 LTE 신호가 끊어지거나, 이전보다 속도가 떨어져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5G 망에 집중하느라 LTE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KT는 5G 망 최적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문제로 조치를 완료해 현재는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KT는 “5G 품질 안정화를 위해 장비 제조사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및 네트워크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LTE 품질이 영향받은 것”이라면서 “보완 소프트웨어를 긴급 적용해 정상적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품질 안정화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