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적극 엄호로 돌아섰다. 인사청문회 당시만 해도 여당 의원들조차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거래를 두고 우려를 표했지만,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방침을 굳히는 등 임명 강행 기류를 보이자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 부부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후보자 남편이 야당 인사청문 위원을 향해 “TV토론을 하자”고 주장하면서 여야 갈등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한국당은 더 이상 억지 주장, 황당무계한 정치 공세, 근거는 없고 불순한 의도만 명백한 고발 공세를 그만두고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협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보고서 채택 시한은 15일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법원 내 최우수 법관 중 한 명”이라고 옹호한 전수안 전 대법관의 페이스북 글까지 거론하면서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전 전 대법관은 “이 후보자는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대법관들 사이에서, 사건을 대하는 탁월한 통찰력과 인권감수성, 노동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평가받고 공인받았다”고 했다.
당사자인 이 후보자가 침묵하는 동안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대변인 역할을 하며 공세적인 반박 글을 올리고 있다. 오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광덕 한국당 의원에게 맞짱 토론을 제안하면서 “그냥 서울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나 한 채 사서 35억원짜리 하나 가지고 있었으면 이렇게 욕먹을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고위공직자라는 이유로 주식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한국당 주장에 따르면 그 당의 국회의원들과 배우자들 보유 주식을 모두 즉시 매각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개설해 처음 글을 올릴 당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송구하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서 “몰상식” “몰염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은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인사 책임자를 즉각 경질하라. 그것이 상식”이라는 글을 올렸다.
주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해 “이 후보자 남편 뒤에 숨어 카톡(카카오톡)질을 할 때가 아니라 저와 맞짱 토론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조 수석이 오 변호사의 해명 글을 카카오톡으로 퍼 나르고 있다는 김도읍 의원의 의혹 제기에 가세한 것이다. 한국당은 이 후보자 부부를 15일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도 같은 날 금융위원회에 이 후보자 부부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요청서를 접수시킬 계획이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이 후보자를 지키기 위한 반격 특명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조 수석이 일종의 ‘수성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성수 심우삼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