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데 부양 부담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016년 추계한 총인구 감소시점은 당초 2031년이었지만, 최근의 추계에서는 2028년으로 앞당겨졌다. 유소년과 고령자 부양비의 증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대응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응책들이 국민의 눈높이와는 적잖이 차이가 있어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의 후폭풍이 상당하다. 핵심은 총부양비다. 통계청은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는 2017년 36.7명에서 2067년 120.2명까지 폭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는 2017년부터 100명을 넘어, 2067년 574.5명으로 5.7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인수구는 77억1500만 명인데 우리나라는 5130만 명으로 28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당 출산율)도 1969년 4.5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크게 줄었다. 유소년 인구비율도 세계 평균이 2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3%로 크게 못 미친다. 반면, 노인의 경우 세계 평균 9% 대비 우리나라는 15%로 나타났다. 2010~2019년 인구 성장률에서도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세계평균은 1.1%이고, 아시아 평균도 이와 비슷한 1.0%이지만, 우리나라는 0.4%에 불과했다.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정부는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부·국방부·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하는 ‘인구정책 TF’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TF는 고용반·재정반·복지반·교육반·산업반·국토반·국방반·금융반·지역반 등 9개 분야별로 구성돼 활동하게 된다. 이밖에도 여러 연구기관이 참여해 정책과제 발굴 및 구체화 작업을 맡았다. 이렇게 나온 1차 결과물은 올해 하반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인구정책 TF의 운영 시한은 6월말까지에 불과하다.
인구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여러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인구 감소와 직결되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 양육 부담 경감 ▲남성 육아 참여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청년·신혼부부 주거지원 ▲청년 채용 기업 및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속도를 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들은 아직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보인다. 취준생(취업 준비생의 줄임말) 이나연씨(가명·27)는 “인센티브 때문에 중소기업에 매력을 느낄 구직자들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현철·오주연 예비부부도 신혼부부 주거지원에 대해 “높은 경쟁률을 뚫는 것도 어렵겠지만, 어느 지역의 어떤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지에 따라 신(新) 계급이 나뉘는 현실에서 구미가 당겨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견기업에 과장으로 재직 중인 정인준씨(가명·41)는 최근 가족과 지인들에게 ‘비혼 선언’을 했다. 정씨는 “결혼 이후 출산과 양육에 소요될 비용을 계산하면 대리운전을 해야 할 판”이라며 “비혼 선언에 부모님은 걱정이 많지만 이미 결혼한 지인들조차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여 내심 놀랐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기자가 만난 여러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정책 대상자들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다. 어떠한 정책 추진이 이뤄지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편 통계청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인구 5136만 명은 2028년 5194만 명을 정점으로 이후 감소세로 들어서 2067년 3929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성장률은 2029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돼 2067년 1.26%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 당장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된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다. 2020년대 연평균 33만 명이 감소되고 2030년대에는 연평균 52만 명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1000만 명을 넘어 2067년에는 182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0~14세의 유소년 인구는 2030년 500만 명으로 늘어났다가 2067년 318만 명으로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