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한진그룹 관련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매도도 40배 넘게 급증했다.
10일 코스피시장에서 한진칼은 9.12% 오른 3만2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조 회장 별세 소식이 알려진 8일 20% 넘게 올랐지만 다음 날인 9일은 되레 0.82% 하락했었다. 조 회장 보유지분 승계과정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분율을 13.47%까지 늘리며 조 회장 일가를 압박해 왔다. 여기에 조 회장의 지분 상속세만 17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과 그룹 지배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를 감안하면 상속세가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진칼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진칼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룹 관련 우선주들은 일제히 급등했다. 한진칼우(29.87%)와 대한항공우(29.89%)는 모두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한진칼 등의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배당에서 보통주보다 우선적 지위가 인정된다.
한진칼 공매도 거래량은 급증했다. 지난 5일 1만9295주였던 공매도 거래량은 8일 80만8621주로 40배 넘게 뛰었다. 9일에도 공매도 거래량은 60만주를 넘겼다.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