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로 6년째를 맞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를 목표로 한 신기술 개발 지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특히 올해부터는 미래 기술을 넘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과학연구 분야로도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된 김성근(사진) 서울대 자연과학대 화학부 교수는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구과제들은 항상 관리의 대상이 됐던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국내 기술은 항상 퍼스트무버(개척자)가 아닌 패스트팔로어(추격자)에 머물렀다. 이젠 퍼스트무버가 돼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과가 예상되는 과제들은 과감하게 ‘킬’할 것”이라며 “새롭고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과제를 우선적으로 선정해 지원할 것”이라고 향후 재단 운영방침을 소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신진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문화 정착을 위해 2013년 8월부터 시작됐다. 삼성에서 10년간 1조5000억원의 출연을 약속했다. 그동안 기초과학 분야 180개, 소재기술 분야 160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77개 등 총 517개 연구과제에 6667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지원을 확정한 새 연구과제는 모두 44건이다.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ICT 17개 분야에 총 617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특히 사회적 난제와 약자를 위한 공익적 과제가 포함돼 주목을 받는다. 다양한 수질 오염원을 한 번에 정화할 수 있는 필터 개발이나 청각·발화 장애인들을 위한 피부 부착형 센서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음두찬 상무는 “이번에 선정한 과제에는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로봇 등 미래 기술 연구뿐만 아니라 난치병 치료를 돕는 연구나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과제도 다수 포함했다”며 “향후 환경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연구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