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개혁을 플랫폼으로 영적 부흥 이루라

입력 2019-04-11 00:02
주다산교회 성도들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2017년 플랫폼 사역의 일환으로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 주다산교회 제공

신약성경에선 교회를 ‘에클레시아’라 한다. ‘부르심을 받아 모인 무리’란 뜻이다. 영어로 교회는 처치(Church), 독일어로는 키르헤(Kirche)라 한다. 헬라어 ‘키리아케’에서 유래한 것으로 ‘주님께 속한 사람들’ 즉 공동체성을 말한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그러나 현대 교회는 공동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세상의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주5일근무제,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여가 활용이 다양해졌다. 특히 젊은 세대에선 인터넷을 이용한 취미 생활과 해외여행 등이 활성화돼 있다. 교회에 갈 기회가 줄어든 것이다.

둘째, 개인주의가 심화하고 있다. 에클레시아와 더불어 교회를 뜻하는 말은 ‘코이노니아’이다. 교제를 의미한다. 한자로 교회(交會)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는 모여 교제하는 것보다 개인이 중심이 된다. 이런 사조가 교회에 들어오면 분열의 실마리가 된다.

셋째, 교회의 문화가 획일적이다. 진리는 불변하며 교회의 질서는 중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과 풍성한 은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단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이 확립된 그 기초 위에서다. 교회 문화와 습관이 획일화돼 있으면 사람들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넷째, 패거리 문화가 횡행한다. 사회는 이분법적 사고로 계속 대립하고 있다. 우파냐 좌파냐 하며 논쟁한다. 문제는 이런 사회 문제를 교회 안으로 가지고 올 때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점점 극단화 성향을 띄고 있다. 중용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

다섯째, 권위주의적이고 배타적인 문화가 존재한다. 필자가 과거 미션스쿨에 다니면서 감사했던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학년의 계급의식이 강조되던 다른 학교와 달리 미션스쿨은 학년 표시를 없앴다. 인격 존중을 배웠다. 기성세대가 권위주의적일 때 다음세대는 마음을 닫는다. 교회에서도 권위가 존중돼야 하지만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팽배하면 다음세대는 반발한다.

여섯째,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폐해가 커지고 있다. 요즘 ‘스몸비’라는 말이 생겼다. 스마트폰 좀비라는 뜻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금단현상이 일어난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AI) 설교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AI는 컴퓨터를 통해 더 다양한 설교를 제공한다. 이런 현실이 도래한다면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가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는 목회 리더십이 많이 부족했다. 어느 주일 새 가족이 등록했다. 열정을 가진 젊은 부부였다. 교회를 위해 차량까지 헌물했다. 필자는 그들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 열정 하나로 목회했던 시절이라 여름 수련회를 가서도 청소년 부흥회를 하듯 기도에만 열중했다. 바닷가에 왔는데 안식과 쉼 대신 능력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 새 가족은 수련회를 마치더니 발길을 끊었다. 첫 목회, 첫사랑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당시 또 한 가정을 전도하고 양육했다. 그 가정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나중에 교회 옆으로 이사를 와 음식점을 차렸다. 그런데 장사가 잘 안됐다. 하루는 심방을 갔는데 소금을 뿌리더니 더 오지 말라며 교회를 떠났다. 필자는 이런 일들을 통해 연단을 경험했다. 이후 성경적 개혁을 플랫폼으로 하는 사역을 개발했다.

‘셀 양육 플랫폼 사역’의 하나인 소그룹 축제 모습. 주다산교회 제공

성경적 개혁을 플랫폼으로 한다는 것

플랫폼이란 본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물리적 공간을 말한다. 강사나 지휘자, 선수 등이 사용하는 무대 또는 강단을 말한다. 즉 장(場)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 거래를 중계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플랫폼 전략의 요체다.

이 플랫폼을 교회 사역에 적용할 수 있다. 교회는 모이는 곳이다. 그런데 현대 교회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신자들이 모이지 않는다. 유럽 교회가 대표적이다. 유럽 교회는 박물관이 돼가고 있다. 노인들만 모이는 과거의 교회가 되고 말았다. 교회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모이는 장이 제공돼야 한다. 일종의 마당 개념이다. 마당은 공유 관계를 형성하며 나눔의 자리가 돼야 한다.

세상의 마당은 교환 경제나 이익 공유가 가능해 마당이 이뤄진다. 그런데 이런 마당을 교회가 무조건 도입할 수는 없다. 솔로몬같이 우상을 섬기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라오디게아교회와 같이 진리의 열정을 잃어버린 이름뿐인 교인의 교제 자리로만 끝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만든 것이 ‘성경적 개혁을 기초로 한 플랫폼’이다. 성경적 개혁이란 무엇인가. 세계 3대 칼뱅주의 신학자로 꼽히는 벤저민 워필드(BB Warfield)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현상의 배후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며, 이 모든 현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보며, 기도하는 태도로 전 생애를 살아가며, 구원 문제에 있어서 자아 의존을 배제하고 하나님의 은혜만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

‘스파크 소그룹 목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지난 2월 6일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주다산교회 제공

주다산교회 플랫폼 사역의 실제

주다산교회의 플랫폼 사역은 성경적 개혁 사상의 기반 위에 이뤄진다. 첫째, 통합과 균형의 플랫폼 사역이다. 주다산교회는 ‘셀(소그룹)이 있는 교회’를 추구한다. 교회의 공동체 모임은 대그룹(예배)과 소그룹으로 나누며 셀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플랫폼 사역을 한다.

셀 사역은 양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체계적인 양육 과정이 교회 차원에서 따로 있어야 한다. 이 양육을 통해 셀의 리더십이 개발된다. 주일예배의 대그룹 사역은 모두 셀 구성원들이 핵심 자원이 된다. 예컨대 교회에서 특별새벽기도회를 열 때는 셀별로 동기를 부여하고 관리하고 진행한다. 신년금식집회 치유축제 블레싱데이 초청잔치 여름하이파이브대회 체육대회 역시 셀을 중심으로 한 대그룹 사역이다.

둘째, 양육의 플랫폼 사역이다. 스파크 사역에서 양육은 ‘마당’이라 부른다. 이는 종래의 양육 방식에서 발전한 것이다. 과거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수직적 관계를 이뤘다. 반면 스파크 마당 양육은 입체적이다. 복음의 기초를 마당으로 조성한다. 그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을 배워간다. 주다산교회에서는 복음의 기초 마당을 ‘복음마당’으로, 예수의 영성을 배우는 마당을 ‘체험마당’으로 칭한다.

개혁자 장 칼뱅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그리스도의 실재 안에서의 연합이라 말했다. 복음의 기초 위에 ‘기노스코’ 즉 경험적 앎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실천마당이다. 전도 현장으로 나가는 것이다. 각 단계에서 기쁨과 체험을 만난다.

알코올 중독이 심한 자매가 있었다. 병원에 입원도 하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교회에 나오며 양육에 참여했고 교회 생활을 열심히 했다. 결국 완전한 치료와 회복이 이뤄졌다. 가정도 회복됐다. 나중엔 셀의 리더가 됐다. 그 자매는 자신의 변화를 간증했다. 말씀을 경험하고 성령 충만을 체험함으로써 능력 있는 삶을 살게 됐다고 했다.

셋째, 셀의 플랫폼 사역이다. 가족 셀은 모든 가족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찬양을 부르고 한 주간의 삶을 나눈다. 그들은 모임에서 그들 삶의 보따리를 풀어낸다. 특별히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서 만들어놓은 보따리를 푼다. 주일 강단에 선포된 말씀을 되새기고 나눈다. 합심 기도 시간엔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소위 ‘벌떼 기도’에 몰입한다. 여성들의 셀인 사랑 셀은 그들만의 은혜를 나눈다. 이 모든 것이 성령 공동체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문화 플랫폼 사역이다. 토요일마다 악기 개인지도를 위한 시간이 있다. 축구 족구 탁구 책읽기 뜨개질하기 불우이웃돕기 선교모임 장학모임 심리치료상담 요리모임 사진찍기 등 수많은 마당이 있다. 이 모든 활동이 성경적 개혁에 기초한 플랫폼 사역이다.

글=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