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지역사랑상품권 안착… 골목경제 살리기 한몫

입력 2019-04-09 19:39

전북 군산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9월 ‘군산사랑상품권’을 도입했다. 군산시는 상품권 10% 할인 판매와 함께 가맹점 2곳 이상에서 일정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최대 2만원을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에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져 연말까지 넉달 만에 910억원 어치의 상품권이 팔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일까지 1155억원이 추가로 판매됐다. 지역 소상공인·업체 1만여곳 가운데 9000여곳이 가맹점으로 참여하며 전국 지역사랑상품권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시·군 상권을 살리고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발권한 지역사랑상품권이 전북에서 빠른 속도로 안착되고 있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곳의 지자체에서 올해 발행했거나 발행 계획중인 지역사랑상품권 규모는 4203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국 지자체의 올해 발행 목표액 2조여원의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군산과 남원·김제·완주·장수·임실은 이미 발행했고, 진안과 무주·순창·고창·부안은 오는 10월 전까지 발행을 준비 중이다. 올해 발행 목표를 지자체별로 보면 군산시가 4000억원으로 경기지역 발행 전체 상품권 규모와 맞먹는다. 이어 고창군이 59억원, 완주군 30억원, 그 외 10억~20억원 등이다. 지난달 25일 유통이 시작된 남원사랑상품권의 경우에는 10일 만에 2억원 어치가 팔렸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상시 5~10%를 할인받아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골목상권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군산의 경우 가맹점의 66.5%가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군산시는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1인당 월 구매 한도를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줄였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한다는 입소문이 나며 여러 지자체에서 군산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잦다.

김성우 시 지역경제과장은 “시민들의 사랑이 기대 이상으로 넘쳐 한 달에 350억원 정도의 상품권이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7월부터는 모바일 상품권도 발행해 전국 어디서나 군산지역 물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는 전입장려금과 출산장려금 등을 상품권으로 지급토록 하는 등 시·군에 맞는 상품권 활성화 시책을 권장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전국 5개 광역단체와 142개 기초단체에서 발행하고 있거나 연내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판매액의 4%는 국비로 지원되며 나머지 할인폭 1∼6%는 해당 시·군에서 지원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