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가 연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버닝썬 사건에서 ‘물뽕’ 등이 유통돼온 클럽의 실태가 드러났고, 황하나씨를 비롯해 재벌가 3세들이 마약에 손대 잇따라 검거됐으며, 귀화한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됐다. 시선을 끄는 것은 적발된 연예인과 유명인의 면면이지만 그들의 행태는 마약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며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씨가 마약을 구입한 경로는 인터넷이었다. 판매자를 수소문할 필요도 없이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졌고 불과 수십만원에 필로폰을 손에 넣었다. 재벌 3세가 복용한 대마 액상은 SNS를 통해 유통됐다. 온라인에서 대마초는 1g에 20만원이 안 되는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너무나 쉽고 싸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경찰은 최근 마약 단속을 벌여 불과 5주 만에 1000명 가까운 투약자와 공급자를 검거했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조직 두목이 말했던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급형 뽕의 시대”가 현실이 돼가는 듯하다.
연간 9000명 정도이던 국내 마약사범은 2015년 이후 해마다 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이면 마약청정국가로 분류하는데 재작년 27.5명, 지난해 24명을 기록해 더 이상 청정국이란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온라인 마약 유통이 급증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인터넷 마약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발된 불법 게시물과 사이트는 2017년 7890건이나 됐다. 몇 해 전과 비교해 20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수사 당국은 인터넷과 SNS 광고를 통한 마약 유통, 대면 거래에서 벗어난 온라인 거래의 확산 탓에 평범한 이들이 마약사범으로 검거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제단속만으로는 유통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는 현실에 대처하기 어렵다. 마약 단속 및 수사 기법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해졌다. 경찰이 준비 중인 키워드 자동검색 방식의 모니터링 체계 등을 서둘러 구축하고 상시적인 감시망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을 정비해 온라인 공간의 마약 유통을 차단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신종 마약의 개발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 관리 기능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사설] 위험수위 넘어선 온라인 마약 유통
입력 2019-04-1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