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온라인·오프라인 간 경계를 허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구축·확대를 통해 온라인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내수 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다른 업종들도 편의점을 물류 거점으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CU는 오는 14일까지 CU멤버십 애플리케이션 ‘포켓CU’를 통해 공기청정기와 창문 필터 등을 각각 500대 한정 판매한다고 8일 밝혔다. 포켓CU에서 원하는 상품과 이를 수령할 점포를 정한 후 결제만 하면 된다.
최근 업계가 공기청정기까지 선보이며 O2O 서비스 구축·확대에 힘쓰는 까닭은 그만큼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업체 간 자율 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오프라인에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고,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대규모의 상생 지원금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6%에 그쳤다. 신규 출점 등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가 어려운 업계로서는 온라인 시장이 절실한 셈이다. 이날 CU가 준비한 공기청정기는 몇 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홈쇼핑과 항공사 등 다른 업종들도 편의점과 협업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 점포를 두고 있어 소비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편의점 수는 약 4만개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은 2016년 7월부터 ‘스마트 픽’ 서비스를 전국 6800여개 점포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롯데닷컴과 엘롯데,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유니클로 등에서 상품을 구입한 고객은 원하는 점포와 시간대에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이밖에 ATM기 생활금융서비스, 항공권 결제 서비스, 스마트 헬프 데스크 등을 여러 업태와 협약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향후 편의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오프라인 간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면서 이를 둘러싼 업종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GS25는 지난달부터 자체 물류 시스템과 배송차량, 매장 등을 활용한 ‘반값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며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가까운 오프라인 채널에서 받을 수 있는 융복합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