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위원들은 4대강 보에 대한 수많은 모니터링 자료와 경제성 분석을 통해 일부 보의 해체와 개방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정부는 2017년 6월부터 보의 수문을 개방하여 수위 변동에 따른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왔다. 금강 세종보는 수문이 열리면서 강 수위가 낮아지고 하천 곳곳에 여울과 모래톱이 생성돼 과거의 금강을 보는 듯하게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세종보의 전면 개방으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에 따라 정부는 세종보와 영산강의 죽산보는 철거, 금강의 공주보는 교각을 제외한 보의 부분 철거 방안을 제시했다. 보의 개방과 철거에 찬성하는 이들은 강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서, 반대하는 이들은 강물 활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의 건설 전과 후의 우리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생각해야 할 것이고, 보의 존폐에 대한 득실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물고기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생태학적 시각에서 하천은 최상류 발원지에서 바다로 들어가는 하구까지 그곳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하며, 물속의 물질들도 막히지 않고 순환돼야 한다. 이를 하천의 연속성 개념(Stream Continuum Concept)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보와 같은 구조물은 생물의 이동을 어렵게 한다. 연결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기 위해 어도(Fish way)를 설치했으나 특정 생물만 이용할 수 있는 어도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생생물들에게는 보의 철거나 개방이 과거 동·서독의 통일과도 같은 기쁜 소식이 될 수도 있다. 하천은 인간만 이용하는 것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수자원 활용은 인류의 가장 힘들고 어려운 문제였지만 이젠 수생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좀 더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 물속 생물들은 아무런 주장도, 외침도 없으니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한 발 더 물러서서 우리의 몫을 그들에게 조금 더 양보해주는 것은 어떨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우리가 더 유용하게 수자원을 쓸 수 있게 되길 바라고, 그곳에 서식하는 수생생물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강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장민호 공주대 생물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