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靑 출신… 탁현민,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 맡나

입력 2019-04-07 19:13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탁현민(사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에게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을 맡기는 방안이 당 일각에서 거론됐다. 민주당은 7일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주요 당직 물망에 오르면서 당의 중요한 기능을 대통령 측근들에게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탁 자문위원 기용설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한 여권 관계자가 최근 이해찬 대표에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홍보 역량 강화를 위해 탁 자문위원을 영입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 대표가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방안이 최고위원회 등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도 아직 당직을 제안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 인재 활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인재 영입 차원에서 탁 자문위원을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역할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칠승 홍보소통위원장도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당의 홍보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홍보소통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음 달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에 취임하는 양 전 비서관에 이어 탁 전문위원이 홍보소통위원장으로 기용된다면 당의 핵심 분야인 ‘전략’과 ‘홍보’가 청와대 출신들에게 맡겨지는 셈이 된다. 당 일각에선 비주류 세력이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인사 기용이 당내 역학관계에 변화를 줄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탁 자문위원이 과거 여성 비하 표현 때문에 당내 여성 의원들로부터 행정관 자진사퇴 요구를 받았기 때문에 홍보소통위원장직에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나 민주당이나 돌려막기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